안녕하세요? 설유진 연출입니다. 먼저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의 영면에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이번 폭우로 피해를 당하신 분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생존자분들의 일상이 조속히 복구되기를 바랍니다.

907(구공칠)은 찾아주신 관객분들 덕분으로 감기와 무더위와 싸운 ‘<맥베스> 낭독회’를 잘 마치고, 저는 산에도 며칠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꽤 힘든 시기인 데다, 치열한 <맥베스> 몇 달 동안 준비하고 공연하고 숲에 가 텐트를 치고 지내니 많은 것이 새롭고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여간... 그러던 중에 꽤 여러 분들이 ‘<맥베스> 낭독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는 연락을 주셨습니다. 어쩌면 그리 많은 인원은 아니리라 짐작하지만... 좋은 소문은 좋은 것이니... 907(구공칠)과 풀무질은 단 며칠이라도 관객을 더 만나면 어떨까 의논한 끝에 7월 말, 29일과 30일, 토요일 7시와 일요일 7시에 앙코르 낭독회로 여러분과 맥베스를 다시 만나려고 합니다. 2회 공연, 많지 않은 객석이지만 ‘<맥베스> 낭독회’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하여... 저희는 다시 한번 성실한 마음으로 준비해 기다리겠습니다.

■ 낭독회는 쉬는 시간을 포함해 약 160분간 진행됩니다.

■■ 공연장의 특성상 실내로의 휠체어 진입이 불가하며, 공연의 특성상 문자 및 수어 통역이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른 공연에서는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907(구공칠)이 되겠습니다.

■■■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긴 음료의 반입 및 음용이 가능합니다.

■■■■ 서점 내부의 화장실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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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낭독회 공연 후기*

 instagram: @windfisher_

<맥베스> 낭독회, 907

150분을 넘는, 907의 1인 낭독극 맥베스.

전막을 홀로 연기하는 1인의 낭독이라 오히려 가능해 지는 지점들을 생각했다. 전개나 인과나 무엇이든 자연스러운 흐름에 매여있는 것이 아닌, 커다랗고 자유로운 진폭을 갖고 그려지는 장면들. 그렇게 대사나 정서보다 중요해지고, 서사보다 궁금해지는 것은 각 장면과 인물에 대한 연출과 배우의 해석과 비평이 된다. 그래서 뒤로 갈 수록, 아는 장면일 수록 오히려 어떻게 해석했을까 혹은 이용했을까, 가 궁금해지고 907의 다른 좋은 작업들이 그렇듯 관객은 어느새 텍스트 속 구현된 서사나 인물보다, 그것을 그려내는 사람들/창작자에게 공감하고 웃고 동의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순간 순간 마당극이 떠올랐을까.

또 어떤 태도 때문인지 앞선 홍평국전도 떠오르고, 닮은 형식 때문인지 더 한참 전에 보았던 서촌공간 서로에서의 홍계월전도 떠올랐다. 한 작업자 혹은 극단의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시간이 쌓일 수록 이렇듯 더 재미있는 일이다. 아마 1인 낭독이 아닌 여러 배우의 본 공연이어도 잘 만들어지겠지. 보면 공부가 되는 좋은 동료의 작업이었다. 아 그리고 그래서 왜 맥베스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냐면 아마.... 오늘 지금 여기 2023년의 현실에서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것. 어쩌면 하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것. 그래서 말하고 싶고 가만있지 못하겠는 것. 어쩌면 내 생각보다 더 직설적인 것.

풀무질에 있었던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숨죽이고 150분을 함께 했다. 그리고 모두의 정말 큰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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